일본 전자업체가 몰락한 이유

1970년대 이래 세계 제일의 전자 강국이던 일본이 몰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소니가 몰락한 이유를 어떤 이는 자사 기술의 맹신, 표준화 거부, 전문 경영인의 안정성 추구 등의 이유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소니 몰락 이유가 그렇게 타당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다면 다른 모든 일본 전자업체는 왜 몰락했지에 대한 대답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면에서 접근해본다면 일본 전자업체가 몰락한 이유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전자와 디지털 전자는 성격이 매우 다르다. 아날로그 전자는 십여년 또는 몇 십년의 오랜 경험이 필요하고 변화가 매우 느리다. 하지만 디지털은 변화가 매우 빠르고 경험보다는 스마트한 머리가 더 많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아날로그 전자는 공고를 졸업하고 30년의 설계 경험을 가진 사람이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바로 받은 사람보다 훨씬 높은 설계 능력을 가지지만, 디지털 전자는 그 반대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 더 높은 능력을 가진다.

아날로그 전자는 일본의 장점인 한 가지 일을 평생하는 장인 정신이 필요하지만, 디지털 전자는 장인 정신보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빠른 학습과 스마트한 적용이 필요하다.

제품을 개발하다 보면 기존 기술을 적용하여 설계할지 아니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여 개발할지 갈등 할 때가 있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다면 더 낮은 가격으로 더 높은 성능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지만 새로운 기술을 공부해야 하고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이 있다. 즉,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다면 개발 과정은 어렵지만 개발 완료된 제품은 더 좋아진다. 이러한 갈등에서 일본은 전자를 선택했다.

일본의 가전 분야는 거의 몰락했지만 산업전자 분야에서는 일본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제 산업전자 기기를 사용하다 보면 디지털 제품이지만 십여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고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매우 불편하는 등 일본 특유의 고집을 가지고 있다. 조만간 혁신적인 산업전자 기술이 나온다면 일본의 산업전자 분야도 가전과 같이 몰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